51화 은폐 (3)
진호는 눈이 멎자, 좌상을 만나러 좌상부로 갔다. 어쨌든 이미 혼사는 정해졌으니, 노설영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부인으로 맞이해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진호는 아직 낙담하지 않았다. 영친왕은 적통인 진강보다 자신을 더 총애하고 있으며, 몇 년간 그의 재능을 양성 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었다.
노설영과의 혼인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도 틀림없이 훌륭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그러니 진호는 그녀와의 혼인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좌상과 좌상 부인은 그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그저 아랫사람들을 시켜 좌상부를 깨끗이 청소하라는 분부만 내렸다. 그와 동시에 사위를 맞아들이는 것이 아주 기쁜 것처럼 시종일관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진호는 좌상에게 웃는 얼굴로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그런 후, 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