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자태 (2)



92화 자태 (2)

“후궁을 어서방과 장경각에 비교할 순 없습니다.”

진연의 거듭된 주장에도 이 통령은 흔들림이 없었다.

“어서방엔 안 가요. 장서각에 있는 건 전부 책뿐인데, 설마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날까 봐요?”

진연은 결코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계속 강요하며 그를 몰아붙였다.

“당신이 만약 나와 사방화 아가씨를 들여보내 주지 않으면, 지금 바로 황후마마를 찾아가서 당신이 내 비녀를 줍고 돌려주지 않은 일을 말할 거예요. 황후마마께서 그 일을 추궁하시면 당신이 뭐라고 대답할지 참 기대가 되는군요.”

이 통령이 다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창백했던 얼굴이 갑자기 빨개지더니, 곧 귓불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

곧 진연이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사악하게 말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일순간, 이 통령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