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1화. 피리 소리에 영혼을 뺏기다 (1)
침상에 누워 있는 여인은 분명 제운설이었다.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얼굴의 그녀는 심각한 상처를 입은 듯 의식불명인 상태로 누워있었다.
또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양손을 움직이느라 이불에 접힌 자국이 있는 걸 보니, 깨어나고 싶어 발버둥을 치지만 뜻대로 안 되는 듯 보였다.
사방화는 즉각 앞에 있던 시화를 비켜서 앞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자 사화가 즉시 그녀를 붙잡아왔다.
“소왕비마마, 조심하십시오!”
이목청도 사방화를 만류하고 나섰다.
“영친왕부 금옥란은 잊으셨습니까? 명 부인의 맥을 짚었던 것도 잊으셨어요?”
결국 사방화도 멈춰서 이목청에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명 숙모님께 맥을 짚어드렸을 땐 다치지 않았잖아요. 내가 정말 아무 힘도 없다면 이렇게 스스로 걸어 다닐 힘도 없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