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화. 또 다른 속셈
잠시 후, 드디어 언신이 들어섰다.
그는 휘장과 등불을 따라 안으로 걸어오다가, 한편에 앉아 있는 진강과 사방화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진강은 먼저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언신 공자, 여전히 무탈하시지요?”
언신은 그냥 진강을 무시한 채 사방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회임한 지 석 달이 넘으니 이제 사방화의 아랫배도 눈에 띄게 볼록해져 있었다. 거기다 한시도 아랫배에서 손을 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니, 아이를 무척이나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곧 사야가 앞으로 나가 언신에게 공수를 올렸다.
“소국구, 이리 늦은 밤에 방문해 주셨는데 성주께서 계시질 않아 송구합니다.”
언신도 이내 사방화에게서 시선을 떼고 공수를 올렸다.
“나야말로 이 심야에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와 폐를 끼쳐 송구하오.”
“별말씀을요. 안으로 드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