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7화. 심혈을 촉발시키다 (1)
진강은 사방화를 안고 한참을 누워있다 겨우 무거운 걸음으로 떠났다.
사방화도 얼른 옷을 차려입고 창가로 가 마지막까지 진강의 뒷모습을 찾아 헤맸다. 그는 영친왕비에게 인사를 하러 본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애틋한 연인이 제대로 평온하게 행복했던 나날은 얼마나 될까. 혼례를 올린 뒤의 단 며칠, 그리고 깊은 산에서의 열흘……. 제대로 기억하자면 선명히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짧았다.
남진에 곧 폭풍우가 들이닥칠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 나라에 이를 모르는 사람도 없었기에 다들 모두가 남진의 평화를 위해 조심스레 행동했다.
사방화와 진강은 엄청난 부귀영화를 거머쥐고 태어난 만큼 이 나라 명운에 대한 책임도 거대하게 지고 있었다. 또 두 연인은 자신들에게 얽힌 복잡한 운명까지 해결해야할 숙제가 무겁게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