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악인
그렇게 반 시진이 지난 후, 오권이 다시 돌아왔다.
“폐하, 진강 공자께서 오셨습니다!”
황제는 대화를 멈추고, 밖을 향해 외쳤다.
“그에게 굴러 들어오라고 전해라!”
황제의 명이 떨어지자, 문밖에서 무언가 굴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진강은 사방화의 다리를 지나, 충용후의 의자를 지나, 황제의 앞까지 굴러왔다. 황제는 멍한 표정을 짓더니, 곧 소리를 질렀다.
“무슨 짓이냐? 다시 굴러나가라!”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다시 문밖을 향해 굴러나갔다. 사방화는 고개를 조아리고 있어 그의 담비 신발밖에 보지 못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황제 앞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진강, 그가 유일할 거야. 그러니 그가 경성에서 이토록 제멋대로 구는 것이겠지.’
황제는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키며 충용후에게 말했다.
“저 보게, 저! 저놈이 언제 짐의 말을 듣기나 하겠는가?”
충용후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폐하, 종실 황친 중에서 진강 공자가 제일 우수한 인물이고 얻기 힘든 인재입니다.”
“지금 저놈을 칭찬하는 겐가!”
황제가 다시 밖을 향해 큰 소리로 명했다.
“제대로 다시 들어오지 못 하겠느냐!”
그러자 진강이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제야 황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공손히 절을 올렸다.
“폐하, 그동안 별고 없으셨습니까?”
“별고 없었느냐고? 너에게 화가 나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구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매번 폐하를 뵐 때마다 크게 웃으셨는데, 옛 선인의 말씀에 자주 웃으시면 필시 장수한다고 하셨습니다.”
곧이어 진강이 고개를 들어 충용후를 바라보았다.
“노후야! 안녕하셨습니까?”
“진강 공자도 잘 지냈는가?”
충용후가 웃으며 화답했다. 이윽고 황제가 질렸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일어나라.”
그 말에 진강이 몸을 일으켰다. 외관상으로만 보자면, 진강은 덕과 재주를 겸비한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자제였다.
“키는 이렇게 큰데,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한 것 같구나. 어서 저 자에게 영패를 돌려주지 못 하겠느냐!”
황제가 말했다.
“폐하께서 어쩐 일로 저를 부르시나 했더니, 바로 이 영패 때문이었군요.”
말을 마친 진강이 영패를 사방화에게 건넸고, 사방화는 영패와 함께 가슴속에 있던 밀서를 꺼내 황제에게 올렸다.
오권이 먼저 영패와 밀서를 받아 살핀 뒤, 황제에게 전달했다. 황제는 영패를 확인한 후, 밀서를 들었다. 밀랍으로 봉인 된 밀서 위에 작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
‘황제 폐하, 친전(親展).’
밀서를 본 황제의 안색이 순식간에 회색빛으로 변했다. 이내 황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모습에 충용후도 떨리는 손을 소매 안으로 감추며,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강은 황제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사방화를 바라보았다. 사방화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볼 뿐, 목석마냥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황제가 충용후를 향해 물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는가?”
충용후가 고개를 저으며 황제에게 물었다.
“설마 막북군영에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
“차라리 그렇다면 다행이네.”
황제는 충용후의 안색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그의 태도가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그에게 밀서를 전달했다. 충용후 역시 밀서를 읽자마자 안색이 크게 변하였다. 그가 세차게 떨리는 눈으로 물었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무위 장군은 절대 거짓으로 보고를 올리지 않을 사람이지. 어찌 된 일인지 파발을 띄워 상서(上書)를 올리지 않고, 몰래 사람을 보냈나 했더니만……. 무명산은 태조 때부터 지금까지 278년간 이어져 온 곳이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황제가 창백한 얼굴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밀서에 쓰인 날짜가 마침 진옥에게 경성을 떠나라고 성지(聖旨)를 내린 날짜와 같구나.”
여기까지 말한 황제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충용후는 손에 있던 밀서를 황제에게 돌려주었다. 그는 이 일에 관해 감히 먼저 입을 열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너희들은 물러나 대기하고 있거라!”
황제의 명에 사방화와 진강이 밖으로 나갔다.
* * *
바깥공기는 당연히 남서방 안의 공기보다 훨씬 편했다. 사방화는 가볍게 숨을 쉬었다.
“처음으로 폐하를 알현했음에도 바지에 오줌을 지리지 않은 것을 보면, 너도 어느 정도 대단한 담력을 가졌다고 인정해주겠다. 그러니 혼자 경성에 밀서를 가지고 오고, 내 개를 죽인 것이겠지.”
진강의 말에 사방화는 고개를 숙이고 그의 말을 못들은 척했다.
“무명산이 천뢰에 의해 사라졌다면, 진옥에게 너무 좋은 일 아닌가?”
진강이 고개를 숙인 채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사방화는 고개를 살짝 들고, 그를 살며시 훔쳐보았다. 그는 진옥을 매우 싫어하는 모양새였다.
‘진강과 진옥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나?’
“3년 전, 내가 연모하게 된 여인을 영친부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하필 진옥이 먼저 선수를 쳤지.”
‘3년 전이라면, 진강은 겨우 13살이었을 텐데…… 실연을 했다고?’
사방화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귀하게 자란 왕부 공자님다운, 제멋대로인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진강이 갑자기 사방화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속절없이 뒤로 물러나던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 생각도 안 했다고? 누가 봐도 날 욕하는 얼굴이었는데?”
진강이 다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사방화는 입술을 앙 다물고, 진강에게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다. 하염없이 뒤로 밀려나던 그녀는 결국 계단에 걸려 하마터면 굴러 떨어질 뻔했다. 진강은 걸음을 멈추고 키득거리며 비웃었다.
“네 능력이 대단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겨우 이 정도로구나. 땀이나 닦거라!”
진강이 가슴에서 손수건을 꺼내 사방화에게 날려 보냈다.
‘누가 네 손수건을 사용하겠대?’
그녀는 곧장 손을 휘둘러 손수건을 쳐내려고 했다.
“안 쓰기만 해봐! 당장 너를 계단 아래로 떨어뜨려 버릴 것이다!”
진강의 말에 사방화는 어쩔 수 없이 손수건을 받아 이마를 닦았다. 그러나 사방화의 이마엔 땀이 한 방울도 흐르고 있지 않았다. 이내 진강이 활짝 웃으며 분부했다.
“손수건을 잘 간직했다가 앞으로 매번 나를 만날 때마다 사용해라. 그렇지 않으면 내 너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사방화가 크게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강은 이제야 만족스러운지 몸을 돌려 하늘을 봤다.
‘만일 황제의 앞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제멋대로 굴진 않았겠지. 지금까지 이런 악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차라리 무명산에서 사는 게 지금보다 훨씬 낫겠어.’
사방화는 흐르지도 않은 땀을 닦은 후, 손수건을 품 안에 넣었다. 진강은 그녀의 행동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 악의적인 미소를 보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이고 속으로 시간을 셌다.
‘언제쯤 황궁을 나갈 수 있을까? 황제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 사람들에게 이 일을 계속 숨길 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에게 공표를 할까?’
얼마 지나지 않아 오권이 다시 둘을 불러 들였다.
* * *
방 안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왕은, 너는 내일 막북군영으로 돌아가 무위 장군에게 짐의 말을 전해라! 바로 사람들을 파견해 누구도 이 일을 조사하지 못하도록 무명산을 지키라고! 짐이 곧 사람들을 파견해 이 일을 직접 조사하겠다.”
“네.”
“진강, 너는 속히 귀가하여 영친왕에게 짐이 오늘 저녁에 상론(相論)할 일이 있다고 전해라.”
진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용후는 여기 남고, 진강은 왕은을 충용후부까지 배웅해 주어라.”
황제가 서늘한 눈빛으로 명했다.
“누구라도 이 일에 관해 묻거든, 짐이 그 죄를 가벼이 여기지 않을 것이다. 이 일에 대해 침묵하거라. 만일, 이 일을 발설한다면, 너희 둘의 목숨 또한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진강은 사방화를 흘낏 쳐다본 후, 먼저 밖으로 나갔다. 사방화는 진강이 자신을 데려다주는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황제의 명을 거역할 순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할 수 없이 진강의 뒤를 따라 나섰다.
* * *
문 밖을 나서자, 앞서 걸어가고 있는 진강의 모습이 보였다. 사방화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궁을 나오자 시위가 즉시 진강의 말을 끌고 왔다. 사방화도 곧바로 말이 묶인 곳에 가서 고삐를 풀고 말위에 올라탔다. 진강이 먼저 말을 몰아 황궁을 떠나고, 사방화도 빠르게 그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큰 길을 지나자 골목길 옆, 한 길가 한 복판에 마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사방화는 마차에 좌상부의 마패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아마도 좌상이 일부러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역시나 황제는 자신의 신하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황제가 굳이 진강을 시켜 사방화를 배웅하라고 한 것은, 좌상이 밀서에 대해 물어보려 한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이리라. 만일, 사방화 홀로 돌아갔다면, 그녀는 지금 틀림없이 좌상의 손에 붙잡혔을 것이다.
진강은 눈앞에 보이는 좌상의 마차를 본체만체하고 제 갈 길만 재촉할 뿐이었다. 사방화도 그를 따라 멍한 표정으로 말을 몰았다.
좌상이 고개를 내밀고 바깥을 내다봤을 때, 이미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말발굽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그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경성에서 그 누가 감히 좌상을 이리 무시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영친왕조차 그를 이렇게 대하진 않는다. 오직 진강 한 사람만이 그를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고, 그의 체면조차 세워주지 않았다.
사방화는 지금 이 순간 앞에 가는 진강이 조금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좌상의 마차를 뛰어넘고, 그를 무시하고 가다니. 만일, 좌상이 사람을 보내 따진다 해도 그는 여전히 이렇게 기고만장할 것이다.
* * *
그들은 곧 충용후부에 도착했다.
“오늘 내가 직접 너를 충용후부까지 데려다줬으니, 내일 나에게 차를 대접해라.”
진강은 제멋대로 말을 뱉은 후, 즉시 몸을 돌려 떠났다.
‘내일 나는 이미 경성을 떠나고 없어. 혼자서 실컷 마시라고.’
사방화는 가볍게 코웃음을 지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를 맞이하러 나와 있던 시서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세자저하께서 아가씨와 노후야가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못하고 계십니다. 약조차 드시지 않으셨어요. 마침 잘 돌아오셨습니다. 빨리 들어가 보세요!”
* * *
사방화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란원으로 성큼 한 발을 내디뎠다.
사묵함은 발걸음 소리에 벌떡 일어나 문을 열었다. 사방화를 본 그가 환한 얼굴로 한달음에 달려 나왔다.
사방화는 방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오늘 궁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말해주었다. 이야기를 전부 들은 사묵함은 긴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히 영명하신 폐하께서 무고한 목숨들을 해치지 않으셨구나. 그렇지 않다면 오늘 넌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 거야.”
그러나 사방화의 생각은 그와 달랐다. 그녀는 오늘 일어날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밀서를 전달하는 큰 모험을 한 것이었다.
“폐하께서 조부님을 궁에 남으라고 하셨고, 영친왕까지 부르셨다면, 분명 무명산의 일을 상의하려고 하시는 거야. 폐하께서 무명산을 어떻게 처리하실지 모르겠구나.”
사묵함이 고심하며 말을 꺼냈다.
“그건 우리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예요.”
그 말에 사묵함은 미소를 지으며 사방화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밀었다.
“정말 겁이 없구나. 무명산을 없앤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허나, 네가 한 일임이 밝혀진다면 곤란을 겪을 수도 있어.”
사방화는 가만히 웃기만 했다. 무명산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은 그녀가 8년 전부터 이미 계획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어찌 무명산을 없앴느냐?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무명산은 다섯 개의 산맥이 서로 이어져 있다 하던데. 그걸 다 하루아침에 어찌 없앴는지 모르겠구나. 게다가 네가 한 것이 아니라 천뢰의 짓이라고 했다면서?”
사묵함이 의문스러운 얼굴로 묻자, 사방화가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진짜로 천뢰를 이용해 하루 만에 없앴어요. 겨울이 되면 그곳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큰비가 매일같이 내려요. 그동안 다섯 개의 산맥 정상에 번개를 유인하는 물건을 묻어놨어요. 하룻밤 새에 무명산은 완벽하게 무너져 내렸고, 오로지 먼저 하산한 저만 살아남은 것이죠.”
사묵함은 사방화의 담담한 표정을 보자 마음이 아파왔다. 그는 손을 뻗어 사방화의 손을 잡았다.
“어렸을 때는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더니, 충용후부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무명산까지 없애버리고……. 모두 이 오라비가 쓸모없어서 벌어진 일이라 미안하구나.”
사방화가 웃으며 그의 손을 밀어냈다.
“오라버니의 병은 마음의 병입니다. 마음에 맺힌 것들이 쌓여서 병이 된 거예요. 허니,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약도 꼭 챙겨 드시고요.”
그녀가 담담히 말을 이었다.
“무명산이 몇 백 년 간 그 악명을 이어오면서 이미 수많은 목숨이 희생당했어요. 그 아래 수많은 백골들이 묻혀있지요. 내가 죽인 사람들은 그에 비해 100분의 1도 안 되는 숫자예요. 게다가 그 사람들은 무명산에 들어온 이후로 이미 사람이 아니라 사신으로 변했습니다. 살아 있는 강시들이고, 살인의 도구였을 뿐이에요. 그들은 한 사람당 백 명이 아니라, 천 명을 죽일 수도 있는 사람들이에요. 내가 그들을 죽이지 않고 놓아줬다면, 아직도 더 큰 희생이 연일 이어지고 있겠지요.”
“그렇다면 네가 한 일이, 사람들에게는 복이라고 할 수 있구나.”
사묵함이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말했다.
“그럼요.”
그러자 사묵함이 한숨을 쉬며,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
“좋은 일을 하였으니 반드시 하늘이 널 돌봐 주실 거고, 복도 많이 받을 것이다. 하늘이 계속해서 한 사람만 괴롭히지는 않을 터이니.”
사방화는 오라버니를 보면서 하늘이 이미 자신을 돌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리 무사히 살아 돌아와 오라버니와 조부님을 다시 만날 수 있었겠는가?
사묵함이 어느새 황량해진 사방화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누이동생은 지금 무명산의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묵함이 즉시 화제를 돌렸다.
“내일 너 대신 왕은으로서 막북으로 돌아갈 사람을 준비해 두었으니 걱정 말거라.”
사방화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안 돼요. 반드시 제가 경성을 떠나야 해요.”
사묵함이 놀라 말했다.
“어렵게 경성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막북으로 돌아간다고?”
사방화는 사묵함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그를 안심시켰다.
“멀리 가지 않을 거예요. 경성에서 삼 백리 정도 떨어진 곳에 진짜 왕은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에게 있었던 일들을 보고하고, 다시 경성으로 돌아올 것이니 걱정 말아요.”
그녀의 말에 사묵함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날 밤, 충용후는 황궁에서 머물고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