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화 예전과는 다르다 (2)
영친왕은 굳어진 얼굴로 화당에 홀로 남아 생각에 잠겼다.
충용후부의 앞길이 험난하다는 말은 꾸준히 들어왔지만, 어디 영친왕부가 이런 상황에 처하리라고 감히 누가 상상이나 해본 적 있겠는가?
영친왕은 평생을 조정에 몸담아오며 동생인 황제에게 깊지도, 얕지도,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감정을 가졌었다. 사실 감히 말도 함부로 붙일 수 없는 황제인지라 영친왕은 그와 말 몇 마디도 친근하게 나눠본 적이 없어 늘 조심스러웠다.
영친왕 역시 일찌감치 이런 상황에 지쳐있었지만,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이 남진 강산을 지켜내야 한다는 아버지 선황제의 유언 하나로 지금껏 버텨온 것이었다.
여태 영친왕도 충분히 많은 것을 해왔었다. 진강과 영친왕비는 늘 자신이 집안을 등한시한다고 말했었지만, 자신의 마음속엔 분명 이 남진 강산뿐만 아니라 가족도 언제나 소중히 존재하고 있었다. 지금껏 허송세월하다 이제야 깨달은 것을 어찌 또 망가뜨릴 수야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