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화 천하에 명백히 알리다
대장이 쓰러지자, 시위대는 공포에 질려 진강을 바라보았다.
“내 일각(*一刻: 15분)의 시간을 줄 테니 그 안에 즉시 이 문을 열어라. 그렇지 않을 시 황권을 멸시하고 황궁을 피 칠갑으로 만들었다는 죄명을 받을지언정 어떤 사정도 봐주지 않겠다.”
“소왕야, 이……, 일다경(*一茶頃: 30분)의 시간을 주십시오! 즉시 폐하께 아뢰겠습니다.”
부대장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이내 급히 황제의 침전으로 향했다.
몇 년간 궁을 지키는 이들이 바뀌기를 여러 차례 거듭했지만, 감히 진강에게 맞설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곳이 보통 사람들에게야 우러러 보는 황궁일지 몰라도 황손인 진강에겐 어릴 때부터 원하는 대로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집과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런 진강이 피 칠갑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면 반드시 그 뜻을 행하리라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진강도 그나마 시위대 대장을 죽일 마음이 없었으니 왼쪽 가슴으로 정확히 빗겨 쏜 것이었다. 진강이 정말 그를 죽이고자 했다면 완벽하게 명치에 화살을 꽂았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