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화 애교를 부리다 (1)
사방화가 일갈을 하며 임칠의 마음을 다독여 주자, 임칠은 시무룩하게 입술을 내밀고 의기소침하게 답을 이었다. 그에 사방화가 미안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모두 내 잘못이다. 만약 네가 여기에 있기 싫다고 하면, 내가 기회를 봐서 너를 이곳에서 꼭 내보내주겠다.”
그러자 임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즉시 고개를 흔들었다.
“네? 청음 아가씨! 저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절대로 진강 공자님께 그런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무서워하면서, 여전히 진강 공자를 모시겠다는 것이냐?”
사방화가 묻자 임칠이 감개무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저는 어렸을 때 영친왕부에 팔려온 부모님도 없는 천애 고아입니다. 그러다 영친왕부의 희순 집사님을 양아버지로 모시게 되면서, 영친왕부는 바로 제 집이 되었습니다. 낙매거처럼 좋은 곳에서 진강 공자님을 모시게 된 건 제 가장 큰 영광입니다. 한데 제가 왜 이곳을 마다하겠습니까? 이보다 더 좋은 곳을 찾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