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4화. 그가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어요 (1)
금연은 대장공주를 따라가지 않고 뒤돌아 다시 정효양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정효양은 미인이 들고 있던 술잔을 가져와 한입에 마시곤 비틀비틀 일어나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그렇게 헤실헤실 웃으며 금연을 내려다봤다.
“참으로 좋은 군주이시군요. 그렇지, 폐하께서 날 처벌하시는 게 내 다리가 분질러지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나은 길이지.”
이내 정효양은 금연의 손을 살포시 잡고 손등에 쪽, 입을 맞췄다.
“좋아…….”
나른히 중얼거리던 그가 가볍게 딸꾹질을 시작했다.
가벼운 딸꾹질 소리에 묻혀 뭐가 좋다는 건지는 정확히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금연은 정효양이 함부로 손을 가져가 입맞춤을 해도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냥 무표정하고 담담한 얼굴이었다.
“술 취하셨어요?”
정효양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