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화 응대



376화 응대

사방화는 사운란의 팔을 꼭 잡고선 후원에 도착했다. 후원은 그리 크지 않은 규모였다. 후원에는 동백나무가 가득했고, 동백꽃이 피어 있었다. 매우 조용한 이곳엔 가운데는 작은 정자, 안에는 탁자와 함께 그네가 놓여있었다.

그러자 사방화는 언젠가 예전 충용후부 해당원에도 있던 그네를 떠올렸다. 전생에선 그네를 자주 탔었지만, 다시 태어난 이후로 없애버리고 말았다.

당시 사묵함은 사방화가 왜 꼭 그네를 없애려는 것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음에도, 그녀의 뜻에 맞춰주었다.

사방화도 사묵함에게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잇지 않았다.

전생에선 그네에 있는 등나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태양을 즐기며 한가롭게 살았었다. 규방이란 새장 속에 갇힌 새와 같은 생활이었으나, 근심이란 건 전혀 모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사씨 일맥들이 무너진 후, 그 뼈가 산을 이루고 피가 강을 이루었을 때, 그제야 그녀는 비로소 근심이 무엇인가를 처절히 깨닫게 되었다. 그러므로 다시 태어나서까지 삶을 한가롭게 반복할 순 없었다. 그네를 없앤 건 다시 태어난 사방화의 굳은 의지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