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7화 오랜 세월 계획을 짜다 (2)
이곳은 산 전체에 둘러싸인 가장 높은 곳으로 남진 경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겹겹이 쌓인 건물들과 저 멀리 보이는 시야에도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했다.
사방화는 문득 청암을 보고 물었다.
“청암, 몇 살 때부터 진강의 곁에 있었던 거야?”
청암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억을 할 수 있을 때쯤부터 주인님 곁에 있었습니다.”
“그럼 부모님과 형제자매도 없었다는 거야?”
청암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강이 뭘 제일 좋아하는지 알아?”
“주인님께선 소왕비마마를 가장 좋아하십니다.”
사방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거 말고, 취미 말이야.”
청암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방화의 입술 사이로 깊은 한숨이 흘렀다.
“거봐, 그렇게 어릴 적부터 진강의 곁에 있었으면서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다니, 진강은 도대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다는 걸까……. 너 외에 평생 가깝게 지낸 우리 오라버니도, 연석 소후작, 목청 공자에게 물어도 아마 다 모른다고 할 거야. 말을 타고, 활을 쏘고, 사냥, 놀이 등등 못하는 게 없긴 하지만……. 그게 취미라고 보이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