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화. 뼈에 사무치는 사랑 (1)
사방화는 창밖 저 멀리 어둠이 져가는 걸 바라보며 말했다.
“진강과 약속했어. 이제 진강이 있는 곳 어디든 함께하겠다고. 여기서 기다릴 거라고 했으니 아무 데도 안 가고 여기서 기다릴 거야. 운란 오라버니는 나와 혈맥이 이어져 있어. 오라버니가 죽으면 나한테도 좋진 않겠지.
하지만 이건 내가 진강과 혼인하기 전부터 결정한 일이야. 난 죽음을 각오하고 진강을 택한 거야. 운란 오라버니에게 미안해도 어쩔 수 없어. 진강과 함께 오라버니를 따라 죽었으면 죽었지, 봉양성엔 가지 않아.”
사방화의 가녀린 그림자 뒤로 짙은 먹구름이 떠가는 듯했다.
시화는 두 사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지만, 분노를 감출 순 없었다.
“소왕야와 효양 공자님께서 형양성 300리 안으로는 소식통을 모두 끊어놓으셨는데 마마께서 살아계신다는 건 또 어찌 안 걸까요? 여기까지 찾아와 또 수를 쓰려고 하다니, 대체 이 악랄한 놈이 누구란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