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화 기쁜 일



230화 기쁜 일

진강은 화당에 홀로 앉아 차를 마시면서 바둑을 두고 있었다.

안색을 살펴보니, 진강은 임칠의 말처럼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러자 진강의 기분을 더 악화시켜선 안 되겠단 생각에 품죽은 곧바로 사방화의 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미 사방화와 옷을 바꿔 입기 위해 와본 적이 있어 제법 낙매거가 익숙했다. 그땐 비록 이곳에 묵게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지만, 품죽은 어려서부터 받아온 훈련 덕에 이미 신경 써서 이곳을 꼼꼼히 눈여겨 살폈었다.

“청음, 나와 바둑을 두자!”

그 때였다. 방문 앞에 당도했을 때쯤, 돌연 진강이 품죽을 불러세웠다. 여태 품죽은 사방화가 단 이틀만 충용후부로 돌아간 것이니, 그 이틀만 조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진강이 말을 걸어오리라곤 미처 생각지도 못해서 발걸음을 멈춤과 동시에 마음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진강은 고개도 들지 않고 긴 속눈썹을 내리깐 채, 찻잔을 들고 여유롭게 바둑판만 응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