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화 서무를 맡다
“이렇게 일찍 누이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오?”
진강은 솔직할 수 없었다. 사방화가 너무 보고 싶어서 왔다가 마음과 욕구를 주체 못해 힘들단 말을, 어찌 그녀의 오라버니 사묵함에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사묵함에게 속 시원히 말을 못하니,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진강은 더욱 반드시 일찍 혼례를 올려,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해야겠다는 결심이 솟구쳤다.
사묵함은 진강의 표정을 주의 깊게 보지 않고 물었다.
“누이는 일어났소?”
“일어났습니다. 가보십시오!”
진강이 손을 저으며 밖으로 나갔다.
“어디를 가는 것이오? 조부님을 찾아가는 것이오?”
사묵함이 고개를 돌려서 물었다.
“아닙니다. 입궁합니다.”
진강은 그대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하면서 해당원을 나갔다.
사묵함은 더 물어볼 것이 있었는데, 무심하게 나간 진강 때문에 그대로 입을 다물어야 했다. 진강은 정말로 이 충용후부를 제 집처럼 편하게 여기고 있었다. 설레설레 고개를 저은 사묵함은 다시 돌아서 해당원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