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섣달그믐달 (3)
“너희들은 어서 사방화를 도와 황궁으로 갈 채비를 하거라.”
사묵함의 분부를 따라, 시화와 시묵이 재빠른 동작으로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나는 먼저 조부님께 가 있겠다.”
사묵함이 말했다.
“네.”
대답을 들은 사묵함이 몸을 돌려 해당원을 나갔다. 누이동생이 충용후부에 돌아온 것이 못내 기쁜 것일까. 어쩐지 그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매우 가벼워 보였다.
사방화는 얼굴을 씻은 후, 품속에서 환으로 된 약을 꺼내 입안에 넣었다.
잠시 후 그녀의 얼굴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시화와 시묵이 놀란 표정으로 사방화를 쳐다봤다.
사방화는 거울 앞으로 걸어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약 기운이 퍼지며 사방화의 이목구비 중 어떤 부분은 커지고, 또 어떤 부분은 작아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더 이상 사방화의 얼굴에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