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은폐 (1)



49화 은폐 (1)

영친 왕비가 두 사람을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매일 청음을 괴롭히니, 너의 말을 듣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 하구나.”

“어머니, 저는 친아들이고 청음은 시녀인데, 아무리 제가 틀렸다 하더라도 제 편을 들어주셔야지요. 청음에게 벌을 주지 않으실 겁니까?”

진강이 다리를 주무르며 여유롭게 내뱉는 목소리에 사방화가 그를 뾰족한 눈으로 쏘아보았다. 영친 왕비 역시 그를 가늘게 흘겨보며 훈계했다.

“만약 내가 네 편을 들면, 넌 더욱 더 기고만장해지겠지! 네가 이런 식으로 굴면 대체 어느 집 규수가 너에게 시집을 오겠느냐!”

진강은 그 말에 무언가를 떠올린 듯, 사방화를 쳐다보며 물었다.

“청음, 아버지가 써주신 문서는 어디 두었지?”

사방화는 그에게 문서를 꺼내주었다. 진강이 세심하게 문서를 살펴본 후, 매우 흡족한 듯 기쁜 표정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