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화 애태우다 (1)



393화 애태우다 (1)

대문에서 후원으로 오기까지는 대략 차 두 잔 정도쯤 마실 시간이 흘렀다.

곧 동과원과 서과원의 교차로에 도착했을 때, 사방화가 말했다.

“전 오라버니의 동과원에 가서 묵을 거예요!”

사운란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운란 오라버니 방을 쓸래요!”

다시 이어진 사방화의 말에, 사운란의 몸이 딱딱해졌다.

“낮에만 오라버니 방에 있고, 밤에는 안 있을게요.”

사방화가 또다시 말을 잇자, 사운란이 실소하며 말했다.

“조금 있다, 세자께 방화 누이가 계속 억지를 부린다는 서신을 보내는 게 어떻겠소?”

사방화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아니요!”

“좋소! 내 옆방을 누이에게 드리겠소.”

곧 사운란도 타협을 해주자, 사방화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약조해주셔서 다행이에요. 만약 약조를 안 하셨다면 우산을 치우고 비를 맞게 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