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화 눈치를 채다 (2)



317화 눈치를 채다 (2)

순간 조용해진 사방화를 두고, 진강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만약 내가 무엇이라도 할 힘이 있었다면, 왜 이목청을 쉽게 놓아줬겠소? 두고 보시오, 내 정말 이목……”

“그만 하세요. 어쨌든 가까이 오지 않았잖아요.”

사방화는 그래도 이목청에게 몇 번이나 도움을 받아왔었다. 그런데다 방금도 자신과 진강을 위해 깔끔히 돌아선 그에게 딱히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가까이 다가와 무슨 도발을 한 것도 아니었으니, 이는 그리 큰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진강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방화, 내 앞에서 그리 꼭 이목청의 편을 들어야겠소?”

사방화 역시 급격히 어두워진 진강의 기분을 굳이 또 건드리고 싶진 않아, 진강의 손에 있는 풍영을 바라보며 온화하게 이야기했다.

“이목청은 계속 당신에게 양보하며 충돌을 피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당신은 지금 남아 있는 내력이 거의 바닥이잖아요. 혹여나 둘이 다투면 누가 손해를 볼지는 뻔한 일 아닐까요? 그러니 화는 그쯤에서 거두고, 배고프다고 하셨으니 얼른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