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은폐 (4)
사방화가 단잠에 빠져 있을 무렵,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려와 눈을 번쩍 떴다.
“공자님!”
검은 그림자 하나가 창문가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진강을 불렀다. 뒤이어, 방 안에서 진강이 작게 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말하여라.”
사방화는 눈을 떴다. 알고 보니 진강은 이미 사람이 나타난 걸 눈치 채고 일찌감치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또한 아무 소리도 없이 나타나 진강을 부른 자의 실력은 대단한 축에 속한 듯했다. 사방화는 좀 더 또렷하게 눈을 뜨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큰 공자님은 오후에 좌상부로 가셔서 점심과 저녁식사를 하시고 좌상의 서재에서 이야기를 나누신 후, 반 시진 전에 영친왕부로 돌아오셨습니다. 도착하신 뒤, 곧바로 서재로 갔지만 왕야를 만나진 못했고, 곧바로 서원으로 가셨습니다. 반 시진 정도 유 측비마마와 이야기를 나누신 후, 조금 전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