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화. 제현단 (1)

297화. 제현단 (1)

잠시 후, 헛기침을 한 고림은 여러 장로에게 공격 당해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게 된 황천을 흘겨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

“여러분, 약종 대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건 약종을 엄하게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그러나 이 일로 대화가 늦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저는 지금 바로 단방을 꺼내 여러 의원과 함께 의논하려고 합니다.”

고림의 말이 끝나자, 모든 사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황천 때문에 대회가 지연될까 봐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 걱정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풍곡의 강자들도 정신을 가다듬고 고림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모든 사람의 시선 속에서 고림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누렇게 바랜 그 종이는 분명 오랜 세월을 거친 것으로 보였는데, 조금만 건드려도 찢어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