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천성, 하가(夏家)

41화. 천성, 하가(夏家)

이때, 라음도 잠시 멍해졌다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고약운을 쳐다봤다. 라음의 눈 속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어쩐지, 조금 전 조 주인장도 약운이보고 아가씨라고 부르더라니, 백신당의 진정한 주인은 약운이었구나. 그런데 왜 난 몰랐을까?’

그리고 고약운이 백신당의 진정한 주인이라기엔…… 고약운도 백신당이 세워진 후에야 태어나지 않았는가?

이내 고약운이 미간을 좁혔다. 그녀의 표정에는 좌상진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녀의 담담한 눈빛은 요물 같은 좌상진의 얼굴을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방금 하신 말……. 황자 전하께서 오라버니의 친우만 아니었다면, 여로를 시켜 내쫓기에 충분했어요.”

그 말에 좌상진이 씁쓸하게 웃었다.

이는 소소가 고약운을 얕잡아보고 무슨 짓을 저지를까 염려되어 뱉은 말이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였든 간에, 상대방의 신분을 허락 없이 밝힌 것은 좌상진 자신의 잘못이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