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화. 건드릴 수 없는 사람 (1)
뒷산 아래,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와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약운은 걸음을 멈추더니 조용한 숲에 대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래 기다렸을 텐데, 이제 그만 나오지 그래요.”
휙! 휙!
고약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몇몇 인영이 나무 위에서 뛰어 내려와 그녀를 에워쌌다.
그러나 고약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청삼 사내를 보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로 날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지, 어디 한번 들어나 보죠.”
청삼 사내의 살기 가득한 시선이 고약운을 향했다.
“감히 우리 임가의 일을 망치다니! 우린 무은 대사에겐 손을 댈 수 없으니, 당신에게 그 화를 풀 수밖에 없더군!”
청삼 사내는 무은 대사가 이 여인에게 졌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무은 대사처럼 고고한 사람이 어찌 남의 하인 노릇을 한단 말인가. 그러니 이 여인은 무은 대사와 손을 잡고, 임가 사람들이 더 이상 무은 대사를 찾아오지 못하게 거짓말을 한 게 틀림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