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청룡, 천궁(天穹) (3)

64화. 청룡, 천궁(天穹) (3)

나무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가늘게 눈을 뜬 좌상진이 부드럽고도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급히 달려온 것 같으나 가마를 든 시녀의 얼굴은 전혀 붉어지지 않았으며,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좌상진은 천북야의 품에 안겨 있는 고약운을 보고 눈빛을 반짝인 뒤, 유 장로의 기뻐하는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주인님! 살려주십시오!”

유 장로가 좌상진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복숭아꽃처럼 아름다운 저 사내는 그에게 구원자가 되어줄 사람이었다. 주인이 곁에 있다면, 그 누구도 자신을 죽일 수 없었다.

유 장로는 살수가 아니라서 뼛속 깊이 죽음을 두려워했다. 그는 심지어 지위가 높은 권세가였다. 아직 인생을 다 즐기지도 못했는데, 어린 계집의 손에 죽을 수는 없었다.

좌상진이 고약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