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화. 전승 (3)
은문 제자실에서 고약운은 한창 수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고약운!”
이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약운이 두 눈을 떴다.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운언이 허둥지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고약운은 운언의 당황한 모습을 보곤 슬쩍 미간만 찡그렸다.
그런데 그 작은 움직임 하나에 운언이 몸을 움찔하더니 엉겁결에 외쳤다.
“주자…….”
운언이 입 밖으로 이 호칭을 내뱉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어려워했는지는 오직 하늘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별 방법이 없었다. 약속을 한 건 반드시 지켜야 했다.
이는 은문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했다.
아무리 도도하고 거만한 사람이래도 절대 자신이 뱉은 말을 번복할 수는 없었다.
고약운이 느릿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운언이 은문 제자이기도 하니 쉽게 말을 놓지 않고 체면을 봐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