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수확 (4)
“여기가 가장 깊은 곳인 것 같아……. 어? 저건…….”
고약운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눈 앞에 펼쳐진 별천지 너머 졸졸 흐르는 백색 샘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성령석(圣灵石)이다. 만개의 귀신이 모이면 한 덩어리의 성령석이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어. 이렇게 맑은 성령석이 존재하다니…….”
갑자기 자색 옷을 입은 자사가 고약운 곁에 나타났다. 그는 자줏빛 눈동자로 그 샘물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러다 곧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막우는 갑자기 나타난 아름다운 남자를 멍하니 쳐다봤다. 이때, 염은 자사를 보자마자 온몸의 털이 삐죽 곤두섰다. 적을 만난 듯한 염의 모습은 조금 전 홍균을 위협할 때와는 사뭇 달랐다.
“정말로 성령석이야.”
고약운은 숨을 깊이 내쉬었다. 마음속에 차오르는 기쁨과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서였다. 지금 상황에선 조금도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이 매력적인 것을 아직까지 강자가 가져가지 않았을 리 없었다. 실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