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백호의 굴복 (1)

55화. 백호의 굴복 (1)

일이 이지경까지 되어서야 고향림은 단방을 빼앗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청풍파 사람이기 때문에, 당시 백신당 안에 사람들이 많았어도 감히 소문을 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미 대륙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 소문을 알고 있었다.

한편, 백신당 입구에서 누군가가 내는 시끄러운 목소리가 고약운의 귀에 들려왔다.

“웬 거지가 여기 있느냐? 썩 꺼지지 못할까! 감히 태자 전하의 길을 방해할 셈이냐?”

‘태자? 이 시끄러운 목소리는 뭐지?’

고약운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한 시위가 온몸이 더러운 거지를 걷어차며 검을 뽑아, 백신당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겨누었다. 그러고는 차갑게 말을 이어갔다.

“태자 전하께서 지척에 계신다. 그러니 비천한 것들은 모두 비켜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