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화. 고인(故人) (1)
“막상비. 네가 공주마마에게 매달린다면 나는 절대로 널 살려둘 수 없다.”
차가운 기운이 제호연의 눈을 스치더니, 그의 손에 있던 부채가 갑자기 휘황찬란하게 빛났다. 곧이어 몇 줄기의 빛이 허공을 뚫고 나와 막상비의 가슴을 향했다.
“오라버니! 조심하세요!”
고시기는 깜짝 놀라 상기된 얼굴로 막상비의 몸을 가로막았다.
막상비에게 자신과의 혼인을 허락한 날부터, 그녀의 마음속에 가장 중요한 사람은 오직 막상비뿐이었다. 여기서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절대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순간, 막상비는 고시기를 안고서 빠르게 몸을 돌려 자신의 등으로 빛을 막아냈다. 품에 안은 소녀를 바라보는 그의 굳건한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고오오오-
갑자기 뒤에서 광풍이 몰려왔다. 그러자 고시기의 등을 향해 돌진하던 은색 바늘이 방향을 바꾸어 제호연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