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동방세가로, 출발 (1)
하부.
탁자에는 하진천과 고약운, 하가 장로들이 함께 둘러앉아 있었다. 그중에서 가주 하진천의 얼굴빛은 훤했다. 싸움이 끝나자 천성 사람들은 마침내 축배를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소식이 없는 하임옥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건 사실이었다.
“놔라! 들어갈 것이다!”
이때, 밖에서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하진천의 얼굴빛이 차가워졌다.
하진천이 바깥에 선 하인을 향해 말했다.
“안으로 들이거라.”
“네, 가주.”
말이 떨어지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비단옷을 입은 하기가 안으로 들어섰다. 자리에 있던 모든 장로가 그와 하진천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한편 하진천 옆에 있던 고약운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워졌다.
“고약운, 대체 언제까지 사람들을 속일 셈이냐?”
하기의 갑작스러운 말에 모두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