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화. 내 이름은 염야 (2)
“언니, 저희 부모님은 도적에게 당하고 나서 그 자리에서 바로 돌아가신 게 아니에요. 의관에 조금만 더 빨리 갔어도 그렇게 되시진 않았을 거예요.”
소우는 그때 일을 회상하다가 훌쩍이기 시작했다. 맑은 두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이 그녀의 뺨을 투명하게 적셨다.
“그때 제가 의술을 할 줄 알았다면, 부모님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때부터 반드시 독학으로 의술을 배우겠다고 다짐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저처럼 가족과 생이별을 겪지 않게 하고 싶어요.”
이건 소우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이기도 했다.
소우의 얼굴을 보던 고약운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이틀 뒤면 여길 떠날 거야. 볼일을 다 보고 다시 여기로 돌아오면, 그때 너한테 의술을 가르쳐 줄게.”
“언니, 의술 할 줄 알아요?”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고약운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