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하기의 위선 (4)
“너지, 틀림없이 네가 그랬어!”
사람들 속에서 하영과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는 듯한 소녀가 뛰쳐나와 분노하며 고약운을 바라봤다.
“네가 우리 오라버니를 죽였어. 방금 영 오라버니에게 손을 댔잖아. 하가에서 감히 하가 자제를 죽이다니, 가주께서 절대로 널 용서하지 않으실 거야!”
하유(夏瑜)는 하영의 쌍둥이 여동생이었다. 방금 모든 것을 뒤에서 보고 있던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오라버니에게 접근한 사람이 고약운 한 명뿐임을 똑똑히 보았다. 그러니 방금 고약운이 오라버니에게 손을 쓴 게 분명했다.
반드시 가주에게 이 잔인한 여자가 오라버니를 죽였다고 말해야 했다.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고약운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그저 하기가 자신에게 다가오게 할 목적으로 하영에게 맞선 것이었다.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하기를 이쪽으로 유인하여, 하 가주의 핍박을 받게 할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