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화. 애틋한 마음 (1)
고천은 세상 모든 이들의 눈에는 확실히 냉정하고 오만한 사람으로만 비쳤다. 그러나 그건 그의 모든 마음을 한 여인에게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여인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거라곤 차갑고 무심한 마음뿐이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길 속에 갇힌 백음을 보던 고천이 입을 열었다.
“좋다. 네가 지금까지도 자기 잘못이 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으니, 내 친히 네 물음에 답해주마.
이번 생에서 내가 사랑하는 이는 동방옥 한 사람뿐이다. 옥이를 위해서라면 지옥이든 천당이든 상관없이 달려갈 것이고, 만일 옥이가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사라져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는 평생 혼자 지낼 것이다.
백음, 잘 들었느냐?”
백음의 몸을 감싸고 있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졌다. 강렬한 불길 속에서 백음은 고통에 떨며 한마디도 제대로 내뱉을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가슴 아픈 상처와 절망에 섞인 애잔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