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화. 제일성의 세력 (1)
그때 고천과 천북야가 동시에 방 안으로 들어섰다. 인기척에 고개를 든 고약운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바탕 전쟁이라도 치른 것처럼 온몸에는 싸운 흔적이 가득했으며, 두 사람 모두 거센 기세를 내뿜고 있어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설마 둘이서 싸우러 갔던 건가?’
이내 고천이 천북야를 보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난 내 귀여운 딸과 할 말이 있네.”
그는 천북야가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길 바라고 있었다.
사실 천북야가 자신의 사위가 된다는 사실에 홍련 영주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방금 전 있었던 일전에서 천북야는 일부러 그에게 져주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고천도 천북야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족했다는 게 곧 허락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아직 천북야에게 딸을 허락해줄 생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