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화. 대회 시작

293화. 대회 시작

고림이 초조함에 떨고 있을 때, 마침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나타났다. 눈앞에 나타난 낯익은 모습을 본 뒤에야 고림의 초조했던 마음도 가라앉았다.

“자, 이제 대회를 시작해도 좋네.”

고림이 평온해진 마음으로 말했다.

황천은 고약운과 그 스승인 백중천이 도착하자, 안색을 굳히면서 어두운 눈빛을 드러냈다.

한참 뒤, 황천이 음침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약종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가?”

고림은 미간을 찌푸린 채 황천을 바라봤다. 이 늙은이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고 이러는 것일까?

이내 황천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고림을 바라보았다. 그의 집요한 시선은 독사처럼 고림을 휘감기 시작했다.

“나는 고림 당신이 약종의 종주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순간 고림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두 눈동자도 심해처럼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