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화. 목적 달성
말을 어기고 연애를 했다고 영서를 나무라자니, 지연은 그녀에게 딱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영서는 계속 연애 사실을 꼭꼭 숨기며 티조차 내질 않았다. 그리고 영서와 시혁은 적어도 반년 이상 교제를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둘이 사귀는 건 영서의 일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영서는 시혁과의 관계를 이용해서 혜택을 본 적도 없었다.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시혁이 문득 입을 열었다.
“임지연 씨, 그동안 영서 씨를 잘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의 나직한 목소리에 지연은 황급히 정신을 차렸다.
“아닙니다. 이게 제가 해야 할 일인 걸요.”
“저와 영서 씨 관계는 영서 씨 일에 그 어떤 지장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애초에 영서 씨와 사귈 때부터 영서 씨 일에 절대 개입하지 않기로 약속했거든요.”
여기까지 말하고 시혁이 말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