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화. 잘 가르쳐서 그래

509화. 잘 가르쳐서 그래

민우는 줄곧 무표정이었지만, 선웅이 주머니에 있는 토끼를 빼앗아가자 순간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지수는 애들한테 놀림을 받으면서 한마디도 못 하는 민우를 보며, 속으로 매우 즐거워하고 있었다.

“줘.”

민우는 싸늘한 얼굴로 선웅이 빼앗아간 토끼 인형을 쳐다보았다.

아까만 해도 약한 모습을 내비치던 민우가 갑자기 대담하게 굴자, 선웅은 왠지 모르게 간담이 서늘해졌다. 어쨌든 집에서 모든 사람이 선웅의 비위를 다 맞춰주었기에, 선웅은 어른들의 훈계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이내 선웅은 기가 찬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싫어, 안 줘! 어디 네가 한 번 뺏어 가 봐! 힘도 못 쓰는 약골 주제에!”

선웅은 민우를 약 올리면서 일부러 토끼 인형을 손 높이 들어 올려 민우가 가져가지 못하게끔 했다. 옆에 있던 다른 남자아이들은 민우가 놀림받는 모습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