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화. 민우는 엉뚱해
병원에 도착하자, 문 앞에 구급차 몇 대가 정차해 있었다. 의료진은 왔다 갔다 하며 분주해 보였고, 들것에는 머리에 피를 흘리는 환자가 실려 있었다. 보아하니 큰 교통사고가 난 모양이었다.
영서는 민우의 눈을 가려주며, 이런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 하도록 했다. 그러곤 부드러운 목소리로 민우를 달래 주었다.
“민우야, 병원이 혼잡하니까, 차 안에서 나 기다릴 수 있지?”
민우는 영서의 허리를 꼭 껴안으며, 마치 좋아하는 이에게 차인 사람마냥 불쌍하게 고개를 떨궜다. 지금 민우는 너무 졸린 상태이지만, 여전히 버티며 잠에 들지 않고 있었다.
영서는 몸을 숙여 민우의 얼굴에 뽀뽀해주었다.
“민우야 착하지? 이모 말 잘 들어야지. 이모 빨리 돌아올게!”
뽀뽀를 받은 민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