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화.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그리고, 혼수는 무슨 혼수? 내가 언제 네 혼수를 가져갔는데?”
영서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원준은 대답하지 않았으며, 흥미롭다는 눈으로 자신의 발 앞에 있는 토끼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토끼를 들어 올리고는, 희고 얇은 손가락으로 토끼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었다.
“쯧, 진짜 뚱뚱하네.”
영서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뚱뚱하긴 무슨, 너한텐 얻어먹은 것도 없거든!”
원준이 고개를 들어 영서를 쳐다보았다.
“소리 지르는 거 보니, 괜찮아 보인다?”
“맞아. 내가 얼마나 튼튼한데! 다 네가 예전에 날 강하게 키워서 그래.”
원준의 말을 듣고, 영서는 경계 태세를 늦췄다.
‘설마 내가 걱정돼서 온 거야?’
사실 영서는 줄곧 원준에 대해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영서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제일 눈여겨본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원준과 형원의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