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화. 가지 마
“도원준! 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때, 정신을 차린 영서가 남성을 향해 소리쳤다.
사탄, 도원준은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혀로 핥았다. 그러다 목소리를 낮추고 다시 영서의 귓가에 속삭였다.
“원래, 아무 짓도 안 하려고 했어. 그런데 지금은…….”
그 음침한 목소리를 들으니 영서는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내가 이미 너한테 분명히 말하지 않았어? 네가 내 목숨 한 번 구해준 대가로, 난 4년 동안 네 밑에 있으면서 여러 차례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어. 이제 난 너한테 빚진 거 없어! 너는 네 길을 가고, 나는 내 길을 잘 가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야?”
원준은 가볍게 웃은 후, 영서의 턱을 잡고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빚진 게 없어? 자기야, 넌 죽어도 죽은 게 아니라는 걸 잊었나보네. 설령 네가 재가 되더라도 그조차도 모두 다 내 거야. 만일 내가 지옥에 간다면, 너도 날 따라서 지옥에 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