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이른 새벽에 깨진 창문
시혁은 전화를 걸어 집사에게 지훈을 데리고 가라고 전하고, 식탁에서 일어나 거실을 향해 걸어갔다.
커다란 게임 스크린에는 ‘PASS’ 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영서와 민우는 소파에서 대자로 앉아 곤히 자고 있었다.
시혁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영서는 하얗고 말랑말랑한 민우를 품에 안고 있었으며,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오랜 시간동안 조용히 잠을 잤다.
이윽고 시혁이 영서를 향해 몸을 살짝 기울이며 계속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목원의 정신이 돌아왔다.
시혁은 하마터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영서에게 키스할 뻔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멈춰 서서 몸을 민우 쪽으로 돌려 아이를 살짝 깨웠다.
그러자 민우는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며 일어났는데, 머리엔 까치집이 지어져 있었다. 방금 막 잠에서 깬 모습이 평소보다 더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