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화. 유시혁의 여자

353화. 유시혁의 여자

멀지 않은 곳 민희와 시혁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민희는 오늘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어, 여전히 세련돼보였지만 다소 초췌한 얼굴이었다.

이내 민희가 아무렇지 않은 척 시혁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혁아, 저번 일은 미안했어. 내가 감정 조절이 잘 안 되어서……. 그렇게 말도 없이 없어지는 게 아니었는데.

그리고 네 말이 무슨 뜻인지도 다 알아들었어. 너는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남자 중에 나랑 생각이 가장 잘 맞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처음부터 너와 결혼해서 남은 생을 함께 보낼 거라고 생각했지. 근데 남은 인생은 너무 길어서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더라.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네 선택을 존중해.”

민희는 이렇게 말하고 시원스레 웃었다.

“우리 계속 친구인 거지?”

민희는 앞으로의 전진을 위해, 지금처럼 잠시 뒤로 물러나는 게 가장 알맞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