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신랑 같아요
영서가 이런 요구를 할 줄 꿈에도 상상 못 한 시혁은 잠시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살짝 붕 뜬 말투로 말했다.
“뭐라고요?”
그는 영서의 아름다운 부탁을 기꺼이 들어줄 수 있었다.
영서는 자신의 말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바로 그에게 말했다.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방금 말은 그저 글자 그대로의 의미이지 더 깊은 뜻은 없어요! 아, 그러니까 제 말은 오늘 백화점 둘러보면서 시혁 씨 옷 한 벌을 샀는데, 지금 한번 입어 볼래요? 지금 입으면 조금 있다가 다시 벗고 할 필요 없잖아요.”
시혁은 영서의 말을 듣고 살짝 얼이 빠졌다. 자신의 옷을 사오다니, 영서에게서 조금이나마 총애를 받는 기분이었다.
“제 옷을 사요?”
시혁은 영서가 민우한테 줄 옷만 샀을 거라 생각했었다.
“네! 그런데, 흠흠, 제가 시혁 씨 카드로 긁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