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화. 진심
문을 박차고 들어가 영서를 구하려고 했던 지훈은 감시카메라 속 상황이 180도 뒤집히자, 넋이 나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혼자서…… 그것도 총을 들고! 와 씨! 내가 본 게 틀리지 않았다면, 저 총 모델은 볼레타(Boletta) 92F인데! 어디서 구한 거지?”
지훈이 생각하기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지훈은 자신의 상황이 속된 말로 매우 찌질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늘 두 번씩이나 영웅 놀이에 실패했다.
* * *
집 안, 철강은 영서 손에 있는 총을 죽어라 보고 있었다. 아까처럼 영서가 아무 말도 없이 바로 총을 쏠까 무서웠다. 조금 반응할 여지도 남겨주지 않다니, 영서는 정말 흉악했다.
“저…… 저 정말 다 진심이에요! 거짓은 하나도 없어요! 거짓말이면 전 정말 천벌 받을 거예요!”
영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철강의 말을 믿는지, 아니면 안 믿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이내 그녀는 손에 든 총을 홱, 돌렸다. 곧 그 총 안에서 총알이 나올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