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화. 금섬자

274화. 금섬자

남자는 다시 땅으로 내려오며 불쾌한 듯 말했다.

“놓으시오! 감히 어디 한낮 잡귀 따위가 본좌의 옷을 잡는단 말이오. 혼이 날아가고 싶은 것이오?”

“헤헤. 아이고, 신선님 어떻게 그렇게 섭섭하게 말씀을 하십니까? 잡귀라니요? 저희들은 다들 저승에서 일을 하고 있는 차사들입니다요.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음양판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범수라고 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신선님의 존함을 알 수 있을 지요?”

우두귀신과 마두귀신이 한걸음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렇소이다. 그대가 정말 천상계의 사람이라면 이름 석자 정도는 있지 않겠소? 우린 염라대왕님의 명을 받아 이곳을 순찰 중이었소. 당신같이 수상한 사람을 처리할 권리가 있다 이 말이오.”

그러자 남자는 못마땅하다는 듯 범수 일행을 둘러보았다. 그리곤 흘러내려온 머리를 귀 뒤로 너기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