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화. 제청의 본모습

229화. 제청의 본모습

“듣고 보니 자네 말도 맞는 것 같은데…….”

옆에서 듣고 있던 하수민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발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하란 말이야! 그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간단한 일이라면 왜 다들 이렇게 생고생을 하고 있겠어? 천상계에선 이 일에 대해 신경도 안 쓰고 있고 저승에선 신경을 쓰지 못할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너한테 도움을 요청한 거야.”

갑자기 범수가 실성한 듯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정말 재미있네요. 천상계랑 지옥에서도 못하겠으니까 제가 하라고요? 이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신들도 신경 쓰지 않는 걸 한낱 평범한 인간인 제가 처리하란 말입니까?”

범수가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말해 봐요. 처음 절 저승으로 잡아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언제 명령을 어긴 적이라도 있기나 했습니까? 다른 건 모르겠고 여기 봉마병에 귀신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 줄 알아요? 제가 놀기만 하면서 잡아온 줄 알아요? 저도 나름대로 목숨을 걸었다고요. 제가 목숨이 위태로웠던 게 한 두 번인줄 아십니까? 게다가 무명귀까지……. 응? 어디로 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