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화. 저승 전장

282화. 저승 전장

염라십군 중 하나인 진관왕이 심마로 변할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진관왕에 대한 전설이라면 범수도 들은바가 있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생사부를 직접 기록하고 죽은 자들을 다음 생으로 인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기관장이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염마청의 최고심판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는 검은 연기에서 흉악한 얼굴을 한 채 걸어 나오고 있었다.

지장보살이 장엄한 얼굴로 한발자국 나아오며 말했다.

“내 마음 속에 마장이 끼어있어 그 벌을 받는 것은 마땅하나 무고한 진관왕을 해칠 필요가 있겠나?”

심마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멍청하구나. 그렇게 성불이 하고 싶다면 먼저 생각을 해보거라. 만약 지옥이 텅 비어버린다면 그대들 같은 보살이 존재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