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8화. 이념 갈등

698화. 이념 갈등

“난 네가 왜 포트 극단에서 변방 마을로 왔는지 모르겠다. 동시에 왜 이런 잡기를 공연하고 있는지도.”

카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주의 명령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네가 원하지 않았다면, 영주라고 해도 너에게 이런 공연을 강요할 수 없었을 게다. 연극이란 뭇 사람들의 시선 아래 진행되는 춤과 같다. 누구도 족쇄와 수갑을 차고 춤을 출 수는 없지. 메이…….”

그는 어느새 란니사 부인이라는 호칭도 쓰지 않고, 이전에 그녀를 지도했을 당시와 같은 말투를 사용하고 있었다.

“너도 잘 알고 있을 게다. 관객의 수준은 배우들의 기교를 성장하게 만들지. 좋은 조건과 높은 수준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어찌 연기력을 성장시킬 수 있겠느냐? 지금의 너는 과거보다 분명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진정한 연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내가 네게 실망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