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3화. 진정한 괴물
“공주님⋯⋯.”
애쉬가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름으로 불러!”
“틸⋯⋯.”
하지만 애쉬가 그녀의 이름을 채 부르기도 전에 틸리가 애쉬의 옷깃을 잡아 그녀의 몸을 아래로 당기며 까치발을 들어 상대와 입을 맞췄다.
애쉬의 입술에 따스하고 부드러운 틸리의 입술이 와닿았다.
틸리가 먼저 입을 맞추는 것은 그녀가 기억하는 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잠시 후, 틸리가 애쉬에게서 떨어져 고개를 팩 돌렸다.
흔들거리는 촛불 아래, 애쉬는 살짝 붉어진 틸리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스림 섬에서든 윈터리스 성에서든, 네가 먼 곳으로 갈 때마다 난 그 자리에서 혼자 널 기다렸어. 그 기다림이 며칠이 될 수도, 몇 달이 될 수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안 그랬잖아. 구 수도에 있을 때는 어딜 가나 함께였지. 왜 이전에는 괜찮았으면서 이제 와서 그렇게 조심스럽게 굴어? 교회에 쫓겼을 때는 뭐 안 위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