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화. 일반인

641화. 일반인

안드리아가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던 그때, 호포드가 저도 모르게 그녀를 불러 세웠다.

“저⋯⋯.”

“배웅은 필요 없어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실 겁니다. 제 안전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신벌 마녀들과 함께 윈터리스로 돌아갈 테니까요.”

안드리아는 옆얼굴만 보인 채 말했다.

“아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말이다⋯⋯. 미안했다, 얘야.”

그 말을 내뱉은 순간, 호포드는 자신이 많이 늙었음을 느꼈다. 하지만 왜일까? 그 말을 내뱉고 나니, 십 년간 가슴을 누르고 있던 무거운 돌이 사라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당시 그녀를 떠나보냈던 것은 분명 가문을 위해서였으나, 안드리아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 일에 대해 아내와 상의하지 않은 것이나 딸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자신의 잘못이었다. 피치 못할 결정이라 해도, 꼭 ‘그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필요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