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화. 헤르메스의 침잠
잠시 주저하던 다니엘은 결국 그 병사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혼자서 옮기려면 오래 걸릴 테니, 두 사람 더 불러서 함께 다녀와.”
병사가 휘파람을 불며 답했다.
“예, 조장!”
다니엘은 망원경을 든 채 눈 쌓인 땅의 끄트머리를 살폈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은 영원히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처럼 여전히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총을 꺼내 닦으려던 그 때, 갑자기 그의 시야에 두세 개의 검은색 점이 들어왔다.
“잠깐!”
다니엘의 목소리에 이미 계단 입구 쪽으로 이동하고 있던 병사들이 즉시 걸음을 멈추었다. 곧이어 화로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무슨 일이야?”
다니엘은 옷깃으로 망원경을 닦고, 다시 서북쪽 방향을 살폈다. 검은색 점은 어느새 몇 배로 불어 있었다. 그는 숨을 멈춘 채 잠시 그쪽을 응시하다가 그 검은색 점의 정체가 눈 쌓인 땅 위를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경계 명령을 내렸다.